2008년 비엔나에서 열린 회의에서 프로이트의 이론, 대상의 그림자가 (the shadow of Freud’s heritage/the shadow of the object) 어떻게 현대 정신분석학과 임상에 영향을 미치었는가에 대해 관심을 가졌다. 이 주제로부터 Jan Abram은 자극을 받아서 위니캇의 논문들에 대해 재해석을 하기 시작했다. 저자가 여기서 언급하는 위니캇의 논문들은 그가 1971년 1월 사망 몇 주나 몇 일전에 쓰여진 것들이다. 여기서 저자는 위니캇의 대상 사용 개념을 보고자 한다.
또한, 왜 위니캇이 프로이트의 죽음의 본능 이론을 받아 들이지 않았을지에 대해 고민해본다. 위니캇이 말하고자 했던 ‘environment’는 내적 환경(psychic environment)인데 엄마의 아이 출생 전후의 감정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 일차적 모성 몰두 (primary maternal preoccupation). 클라인의 이론을 여기서 보도록 한다면, 클라인에게 죽음의 본능이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있는 것이고 또한, 그것은 중오, 가학성, 선망으로부터 오는 영향의 결과물이다. 상반적으로 위니캇은 이러한 영향의 결과물은 아동 발달로부터 온다고 했다. 이 말은 즉, 아이 스스로가 증오하고 가학적이고 부러워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말이다. 위니캇은 아기의 타고난 공격성을 살아있는 증거로 보았다. 그는 아기의 발길질과 움직임과 같은 행동이 프로이트가 말한 무자비한 공격성이 아닌 선한 공격성이라고 (benign aggression) 말하였다. 그의 눈에는 이러한 행동들이 대상의 현실성을 발견하기 위한 것으로 보여졌다. 위니캇의 마지막 논문들을 보면 알 수 있지만 프로이트가 말한 아이의 공격성(aggression)을 위니캇은 파괴성(destruction)이라고 다르게 표현하였다.
The use of an object
대상 관계는 주관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루어 진다. 대상은 항상 의식적이나 무의식적으로 파괴 되는데 그 파괴를 감당할 수 있어야 하며 그 파괴성에서 살아 남을 수 있어야 한다.
1. Subject relates to object/주체는 대상과 관계한다.
2. Object is in process of being found instead of placed by the subject in the world/대상은 주체에 의해 세상 안에 위치하는 대신에 발견되는 과정 안에 있다.
3. Subject destroys object/주체는 대상을 파괴한다.
4. Object survives destruction/대상은 파괴에서 살아남는다.
5. Subject can use object/주체는 대상을 사용할 수 있다.
대상은 항상 파괴되고 있고 이 파괴는 진정한 대상의 사랑을 위한 무의식적인 배경이 된다.
저자는 1968년 이전에 쓰여진 위니캇의 심리적생존(psychic survival) 이론을 바탕으로 한 논문들을 보기로 한다.
1. Location of Cultural Experience (1966)
갓난아이의 잠재적 공간(potential space)은 주관적인 대상과 객관적으로 보여지는 대상 사이에 놓여져 있다. 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주관적인 대상과 객관적으로 비추어지는 대상 사이에 있는 (between the subjective object and the object objectively perceived) 잠재적 공간 (potential space) 안에서 최대로 격한 감정상태를 경험 한다. (1971a)
2. 1962년 위니캇은 갓난아기의 ego는 일차적 모성 몰두상태에서 있는 엄마로부터 형성된다고 했다 – ego-relatedness. 위니캇이 말하기를 ego 형성전에는 존재감이 없다고 했다. 그러므로 갓난아기의 경우 아무런 경험이 없고 자아가 형성 되지 않은 시기이기므로 본능적인 부분은 무시할 수 있다. 아이가 ‘experience’ 할 수 있기 전에 self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그 아이는 반응(react)하는 방법밖에 모른체로 성장하게 된다.
3. 1956년에 위니캇은 ego-relatedness란 개념을 말하면서, 엄마와 아이가 한덩어리가 되는 그 시기를 절대적 의존 단계라고 설명했다. 위니캇은 엄마가 유아의 주관성을 발달시키는 매개체가 되기 위하여 자신의 주관성을 포기하는 상태를 일컬어 일차적 모성 몰두/Primary maternal preoccupation 라고 하였다 (엄마와 아이가 정서적으로 한 부분이 되는 기간). 1958년에 쓰여진 ‘The capacity to be alone’에서 위니캇은 good enough mother(충분히 좋은 엄마)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고 엄마가 유아의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줬을 때 비로써 좋은 자아를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
4. 위니캇은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법을 사용하고 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 정신분석학에 새로운 장을 열어 주었다. 위니캇은 놀이치료로 많은 아이를 치료했다. 1930년경 위니캇은 자신이 고안해낸 주걱 놀이(spatula game)를 사용해서 초기 상담시에 아이들의 심리장애 정도를 알아냈다. 그리고 나중에는 흘려 쓰기 놀이(squiggle game)를 고안해서 그것으로 아이와 청소년을 진단했다.
위의 네개의 논문들을 통해서 위니캇이 어떻게 정신분석학에 혁신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다. 본능설 자체가 위니캇의 해석에서 완전 제외된 것이 아니다. 다만, 아이가 느끼는 본능적 충동은 단지 ‘self’ 형성시기 이전의 스쳐 지나가는 일부일 뿐이다. ‘self’는 오직 아이의 생물학적인 욕구와 정신적인 욕구가 모두 채워 줄 수 있는 환경으로부터만 형성 될 수 있다.
1971년 7월 23일에 비엔나에서 열린 IPA회의에서 위니캇은 연설을 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같은 해 1월 25일에 74세의 나이로 숨졌다. 위니캇은 그 발표를 위해서 노트를 작성했는데 그의 죽음으로 인해 발표되지 못했다. 위니캇이 주로 다룬 주제들은 다음과 같다: dissociation/분리, hate/증오, male and female elements/남성과 여성의 요소, the use of an object/대상사용과 regression/퇴행.
Illusion (of omnipotence)
주관적 전능감에 대한 환상
위니캇은 아이의 좋은 출발을 하기 위해 충분히 공급해 주는 부모의 기능을 일컬어 good enough mother/충분히 좋은 엄마라고 했다. 여기서 그가 말한, ‘good enough mother’는 아이의 발달시기에 아이가 요구하는 것을 충분히 알아차리고 충족시켜줄 수 있어야 한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일차적 모성 몰두에서 살아 남는데 엄마가 살아남으로써 아이는 대상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반면, 아이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한 엄마는 아이에게 공격받는 것처럼 느낄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자기자신이 박해 받았다고 느낀다. 위니캇은 ‘Survival of the object’/대상의 생존은 인간의 초기발달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대상은 대상의 생존에 따라 대상관계(subject relating)에서 대상사용(object usage)으로 발달할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A dissection of the sequence
위에서도 언급 되었던 위니캇의 개념들과 그가 강조한 단어들, ‘relates’, ‘destroys’ 그리고 ‘use’의 의미를 살펴보자.
1. Subject relates to object/주체는 대상과 관계한다.
신생영아는 모성 돌봄에 대해 전혀 의식하지 못하며 절대적 의존 단계에서는 엄마와 한 덩어리가 된다. 이 단계에서 아이는 무자비한 행동을 마구 하는데 자신이 주변환경에 어떤 요구를 하는지에 대한 자각이 없다. 이런 자각이 없는 상태의 아이를 엄마가 잘 보호해줬을 때 아이는 분리 개별화할 수 있다.
2. Object is in process of being found instead of placed by the subject in the world/대상은 주체에 의해 세상 안에 위치하는 대신에 발견되는 과정 안에 있다.
아이의 욕구가 충족될 때 무의식적으로 대상을 경험한다. 아이는 아직 엄마/대상(mother/object)이 분리된 존재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자각적으로 대상인식을 하기 위해선 공간과 시간적인 여유가 필요하다
3. Subject destroys object/주체는 대상을 파괴한다.
반복적이고 자유분방한 환경에 대한 요구는 끊임없는 대상파괴로 이어진다. 이렇게 계속되는 파괴는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대상의 외부성 인식을 위해 거쳐가야 하는 단계이다.
4. Object survives destruction/대상은 파괴에서 살아남는다.
엄마는 일차적 모성 몰두 상태에서 한결같이 아이의 끝없는 욕구를 수용할 수 있는데 엄마의 이런 행동은 아이에게 지속성(continuity)과 신뢰성(reliability)을 형성시켜 준다. 서바이벌은 다음과 같은 것을 포함한다: primary identification, mirroring, ego protection, processing and non-retaliation. ‘good enough mother/충분히 좋은 엄마는 아이가 주관적인 대상과 객관적의 대상 안에 있는‘potential space’안에서 perception으로부터 또 다른 perception으로 옮겨 질 수 있게 만든다. 아이는 천천히 대상 자각을 통하여 절대적 의존기에서 상대적 의존기로 옮겨가며 성장한다.
5. Subject can use object/주체는 대상을 사용할 수 있다.
아이는 절대 의존기 단계에서 ‘environment mother’와 ‘object mother’가 서로 다른 두명의 엄마라고 인식한다. 계속되는 대상생존으로 인해 아이는 그 두 엄마가 결국 한 엄마였다는 것을 깨닫는다.
충분히 좋은 엄마는 절대 의존기 단계에서 아이가 요구하는 것들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공급해 준다. 신생영아에게는 신체적인 부분과 정신적인 부분이 일치한다고 볼 수 있다. 위니캇은 갓난아기의 본능 욕구에는 ‘duality’(이중성)가 없다고 했다. 왜냐면 초기에는 살아있는 움직임 자체로써 의미가 있고 ‘relate’하려는 의도밖에 없기 때문이다.
Part Two
The surviving and non-surviving objects
저자의 말에 따르면 ‘surviving object’는 사춘기의 정서부분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완전하게 자리 잡을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whole surviving object’는 태어나기 전부터 유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기까지 게속적으로 진행되는 발달 과정의 결과물이다. continued consolidation, enrichment, growth of the surviving object는 계속되는 대인관계와 정신내적 관계를 통해서 나타날 것이다. 따라서 개인 각각의 창조적인 삶을 살 수 있게 되고 잠재적인 부분을 실현시킬 수 있게 된다.
위니캇의 ‘theoretical feed’개념은 ‘symbolic thinking’의 시작을 가리키기 때문에 임상적으로 유용하다. 위니캇의 ‘first theoretical feed’를 염두하에 저자는 다음과 같은 견해를 보인다. ‘surviving object’는 최초의 theoretical feed이다. 그리고 그것으로부터 아이는 대상을 창조할 수 있게 된다. 정신 내부 환경(intrapsychic environment)은 내적 surviving object가 잘 성장하고 자리 잡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계속적으로 대상이 필요하다. ‘Whole surviving object’가 생기기 위해서는 interpsychic environment가 ‘final theoretical feed’에 도달할 때까지 계속적으로 생존해야 한다. 여기서, ‘whole surviving object’란 말은 ‘subject’가 창조적으로 살수 있고(live creatively) 현실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feel real). 그리고 죽을 때까지 좋은 영양분을 intrapsychic, inter-psychic 그리고 대인관계를 통해서 공급받음으로써 ‘surviving object’는 계속적으로 성장하고 발달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이것이 성장하지 못한다면 non-surviving object의 형태로 고착 되버리고 ‘self’에 대한 인지능력이 쇠퇴하고 감소한다. 심한 경우에는 ‘psychic deadness’가 일어난다. 그리고 덜 심한 경우에는 ‘subject’가 거짓자기를 통해서 살아가야만 한다.
Conclusions
위니캇은 프로이드와 클라인의 전통적 이론을 토대로 새로운 정신분석 개념을 도입했다. 그가 말하길 대상관계는 양육자가 제공하는 환경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하였다. 상호관계와 환경의 중요성에 포커스를 맞춘 위니캇의 견해는 본능적 발달을 강조하는 프로이트의 관점과는 상당히 다르다. 그의 논문에서 볼 수 있듯이 위니캇은 프로이트의 죽음의 충동에 (‘Todestrieb’) 대해 다른 시각을 가졌었다.
위니캇은 대상이 계속해서 살아남지 못할 경우 병리적인 가학증, 피학증, 경멸, 선망, 질투 그리도 도착증으로 나타나게 된다. Green에 의하면 위니캇은 프로트의 이론에서 완전 분리개별을 했다기 보다 그의 작업을 완성 시켜 줬다고 말했다. 저자가 말하길 위니캇의 개념, ‘대상의 생존’ (survival of the object)이 프로이트의 전통적인 죽음의 본능 이론을 대체할 수 있는 그 어떤 것으로써 정신분석학에 새로운 장을 열어 줬다. Abram - 대상이 살아남지 못하면 정신 내부 대상도 살아남지 못한다. 대상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곧, 정신 내부 ‘surviving object’의 성장을 의미한다. 이 성장은 대상을 ‘a bundle of projections’가 아닌 독립된 대상으로 구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