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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지주 부사장급이었던 부문장에 조만간 임기가 마무리되는 이재근 KB국민은행장과 이창권 KB카드 대표(사장)를 임명하기로 했다. 두 사람은 이미 지주 내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거친 인사인 만큼 이름만 부문장일 뿐 사실상 부회장과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재근 행장은 글로벌 부문을 맡아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은 윤종규 전 회장 재임 시절 1등 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한 후 지난 몇 년간 꾸준히 이를 지켜왔다. 그러나 농협서민대출 2018년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현 KB뱅크)을 인수한 후 글로벌에서 부진한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KB 입장에서 뼈아픈 대목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KB금융그룹 전체에서 난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44억원이 채 안된다. 특히 부코핀은행의 경우 2조원 넘는 돈을 투입하고도 6년 넘게 수천억 원의 적자가 계속 발생하는 것을 두고 국회와 당국에서 '국부 유출'이 캐피탈대출금리 라는 비판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이 행장은 글로벌 부문장으로서 부코핀은행 적자 축소 및 흑자 달성의 미션을 받아들게 됐다. 다만 부코핀은행 자체가 직제상 KB국민은행 아래에 있는 만큼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이환주 차기 KB국민은행장(현 KB라이프 대표)의 부담을 덜어주는 인사를 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환주 차기 행장은 19 고려저축은행지점 64년생으로 나이도 이재근 행장보다 두 살 위지만 양 회장의 '복심'으로 꼽히며 파격 기용됐다.
카드사를 맡아 빅데이터와 디지털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이창권 사장을 디지털과 정보기술(IT) 부문장으로 기용해 강화에 나서기도 했다.
또 KB금융그룹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은행 소속으로 2개의 금융 인공지능(AI) 센터를 신 바꿔드림론 자격 설하고, 부문장(상무급)에 외부 출신 1978년생과 1980년생을 기용한다. 1센터의 김병집 센터장은 1980년생으로 LG에서 AI 관련 연구를 해왔다. 생성형 AI 플랫폼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2센터는 엔씨소프트 출신인 1978년생 이경종 센터장이 맡는다.
또 신임 행장의 나이가 오히려 올라간 만큼 신규 선임 임원들을 대부분 1970년대생 부산은행 대출 으로 배치하면서 '젊은 조직'으로 쇄신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번에 KB국민은행의 새로운 경영진으로 편입된 인원은 총 21명인데, 이 중 20명이 1970년대생이다. 부행장 숫자는 대폭 줄였다. 부행장 24명 가운데 12명을 퇴임시켰고, 부행장 숫자는 18명으로 조정해 25%나 축소시켰다.
5대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을 제외한 4곳의 은행장이 교체되는 등 변화의 바람이 거센 가운데 전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우리금융도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인사에 나섰다. 이날 우리금융은 검사 출신인 이동수 변호사(사법연수원 30기)를 윤리경영실장(상무·본부장급)으로 선임했다.
이 신임 실장은 1971년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서울중앙지검, 의정부지검 등을 거쳤고 2022년부터는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로 활동했다. 이 신임 실장은 그룹사 임원 감찰, 윤리정책 수립·전파, 내부자 신고 제도 정책 수립 등을 총괄할 예정이며, 부당대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한 '임원 친인척 개인(신용)정보 등록제'도 담당한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임원 감찰 전담기구를 이사회 내 위원회 직속으로 설치하고 실장도 외부 법률 전문가로 선임한 것은 경영진의 일탈행위 원천봉쇄에 대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인혜 기자 / 박나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