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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예술의 도시로 알려진 오스트리아 비엔나(vienna)가 최근 미식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베토벤부터 구스타프 클림트까지 위대한 예술가들이 먹고 즐긴 오래된 미식 문화가 새롭게 조명받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 예술의 집결지이자,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의 다채로운 요리가 만나 독창적인 맛을 선사하는 비엔나의 맛을 소개한다.
돈가스의 원조 ‘스코픽 앤 론(Skopik & Lohn)’
650년간 유럽을 지배한 합스부르크 왕가의 수도 비엔나는 수많은 문화와 이민자들의 영
기아자동차구매할부프로그램 향으로 음식 문화가 다양하게 발전했다. 하지만 흘러들어온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만의 방식으로 독특하게 바꿨는데, 그런 것들 앞에 ‘비엔나식(Wiener)’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오리지널과 구분하기 위함인데, 비엔나를 대표하는 음식이자 돈가스의 원조격인 비너 슈니첼(Wiener Schnitzel)도 여기에 해당한다.
‘비엔나 대
미소금융재단 표 요리’인 만큼 거의 모든 식당에서 슈니첼을 찾아볼 수 있는데, 현지인이 추천한 ‘스코픽 앤 론(Skopik & Lohn)’을 찾았다. 이곳의 슈니첼은 다른 곳과 달리 공갈빵처럼 부푼 모습이 특징인데, 고온에서 튀겨 내부의 수분이 증발하면서 공기층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모양이다. 슈니첼은 레몬, 감자샐러드, 크랜베리잼이 함께 나온다. 비엔나 관광청의 마리아
항공권 특가 아오야마 그란츠는 “오스트리아는 한 가지 요리라도 다양한 조합과 변화를 통해 맛을 즐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처음엔 슈니첼 그대로, 다음엔 레몬즙을 뿌려서, 그 다음은 감자 샐러드를 곁들여, 마지막엔 크랜베리 잼에 찍어 다양한 맛을 즐겨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비너
이프라임 슈니첼
햇와인 즐길 수 있는 포도밭 선술집 ‘푸르가슬-후버(Fuhrgassl-Huber)’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비엔나는 와인으로도 유명하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수도 안에 대규모 와인
아파트 매매 대출이자 생산지가 있는 도시다. 품질 또한 상당하다. 다뉴브강, 비엔나숲, 온화한 기후 등 포도가 잘 자랄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으며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있다. 비엔나 와인이 한국에 잘 안 알려진 이유는 자체 소비량이 많아서다.
비엔나에는 호이리거(Heuriger)라는 독특한 와인 문화가 있다. 호이리거는 와인 생산자가 자신의 와인을 파는 전통 선술집이다. 이 술집에서 그해 생산된 햇와인을 포함해 자체 생산한 와인과 전통 요리를 판매하는데, 양질의 와인과 맛있는 전통 요리를 저렴하게 즐길 수 있어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 연간 수확량의 70%가 이 호이리거에서 소비된다. 이제 막 숙성되기 시작한 햇와인은 옅은 볏짚 혹은 물처럼 투명한 색을 띤다. 거친듯하면서 신선하고 통통 튀는 맛을 가지고 있다. 햇와인은 대부분 10월부터 이듬해 봄까지 판매되니 이 기간에 비엔나에 찾는다면 꼭 맛보길 권한다. 햇와인을 파는 집은 문 앞에 전나무 가지를 걸어둔다.
햇와인과 메뉴판
푹 고은 내장 요리의 달인 ‘가스트하우스 울프(Gasthaus Wolf)’
오스트리아에도 한국처럼 내장을 먹는 문화가 있다. 주변국인 독일과 체코를 비롯한 중부 유럽의 음식 문화와 오스트리아 전통이 어우러져 내장 요리가 발달했는데, 식재료를 남김없이 먹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문화 때문에 소나 돼지, 거위 등을 잡으면 심장이나 간 같은 내장은 물론 혀나 골수까지 전부 요리에 사용한다.
추천 식당은 가스트하우스 울프. 미쉐린 가이드에 버금가는 미식 가이드북인 고 에 미요(Gault & Millau)에 소개된 오스트리아 전통 음식점이다. 이곳의 추천 메뉴는 양파 소스에 졸인 양 콩팥. 부드러운 스튜 스타일의 이 요리는 양파의 은은한 단맛과 양 콩팥의 깊은 풍미, 고소한 감자 퓌레가 어우러지는 별미다.
양파 소스에 졸인 양 콩팥
비엔나 미식 최전선 ‘스타이어렉 인 스타드파크(Steirereck im Stadtpark)’
오스트리아 전통 요리를 현대식으로 재해석하거나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창의적인 음식을 선보이는 파인다이닝은 오스트리아의 미식 경험을 넓혀주는 좋은 선택지다. 스타이어렉 인 스타드파크는 미쉐린가이드 2스타로, 오스트리아 대표 셰프 하인츠 레이트바우어(Heinz Reitbauer)가 이끄는 곳이다. 그는 여러 권위 있는 평가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하며 미식계의 레전드로 평가받는 인물. 이곳의 메뉴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곤들매기(연어과의 민물고기)를 밀랍으로 익힌 뒤 벌 화분, 노란 당근, 사워크림과 함께 먹는 메인 요리와 오스트리아 전통 디저트에서 영감을 받아 새롭게 재해석한 양귀비 씨앗 국수다. 특히 고온의 밀랍을 부어 익히는 생선 요리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로, 입 안에서 녹듯이 부서지는 촉촉한 생선의 식감이 인상적이다. 양귀비 씨앗 국수는 일종의 만두인 타셔른(Tatscherln)이나 크뇌델(Knodel)에서 맛보았던 친숙한 반죽 맛이 나면서도, 색다른 풍미와 식감이 특징이다.
곤들매기
오스트리아식 크레페 ‘레즈니첵(Reznicek)’
비엔나엔 달콤한 음식이 많다. 마리아는 그 배경에 ‘종교’가 있다고 말했다. 카톨릭에는 ‘사순절’을 포함해 약 100일 동안 고기를 먹지 못하는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에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음식을 찾다보니 달콤한 음식을 많이 먹게 되었다는 것. 그러다보니 정식과 후식의 중간 단계의 형태를 띠는 요리를 흔히 만날 수 있다. 팔라친켄(Palatschinken)이 그렇다.
팔라친켄은 오스트리아식으로 만든 일종의 크레페다. 얇게 부친 크레페 속에 잼, 초콜릿, 치즈, 햄 등을 넣고 돌돌 만 뒤 슈거파우더를 뿌려 내는데, 안에 뭘 넣느냐에 따라 디저트로도, 간단한 식사 대용으로도 애용되는 메뉴다. 레즈니첵에서 맛본 팔라친켄은 전통적인 레시피대로 살구잼을 얇게 발려 나왔다. 종업원의 추천에 따라 웰시리슬링 품종으로 만든 귀부와인을 곁들였는데, 달콤하고 풍부한 아로마를 가진 디저트 와인과 팔라친켄의 조화가 낭만적인 맛을 만들어낸다.
팔라친켄
황제가 사랑한 카이저슈마렌 ‘줌 슈바르첸 카멜(Zum Schwarzen Kameel)’
비엔나의 디저트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1867-1918) 때 꽃을 피운다. 이 시기 황실과 귀족들의 후원으로 비엔나 디저트 문화는 더 화려해지고 정교해졌다. 오스트리아 디저트 중에서도 이 시기에 개발되거나 유명해진 것들이 많다.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카이저슈마렌(kaiserschmarrn)이다. 이름부터 이미 ‘황제(Kaiser)의 조각(Schmarrn)’이다. 프렌치토스트를 잘게 찢어놓은 것 같은 모양새라, 과연 이게 정말 황제가 사랑한 디저트가 맞는지 의심이 갔지만 소박한 모양새와는 달리 고급스러운 맛이 났다. 팬케이크 조각에서는 바닐라향이 진하게 났고, 중간중간 캐러멜화된 부분이 바삭바삭하게 씹히면서 식감에 재미를 줬다. 카이저슈마렌만의 맛을 충분히 음미했다면 함께 나온 아이스크림, 자두 콤포트를 곁들인다. 아이스크림과 만나 캐러멜화된 부분이 더 바삭하게 변하고, 자두 콤포트의 새콤한 맛이 어우러져 다른 디저트를 맛보는 것 같다.
카이저슈마렌
황실 연회의 단골 메뉴 아펠슈트르델 ‘카페 코브(Cafe Korb)’
황실이 사랑한 또 다른 디저트로는 아펠슈트르델(Apfelstrudel)이 있다. 얇은 페이스트리 반죽에 사과 필링을 채운 오스트리아식 사과파이인 아펠슈트르델은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황실 연회에서 자주 제공하던 메뉴로 커피하우스 문화가 발전하며 대중화됐다.
1904년에 문을 연 카페 코브는 현지인이 추천하는 아펠슈트르델 맛집이다. 종이처럼 얇은 페이스트리 안에 사과의 상큼함과 식감이 살아있는 필링이 들어있는데, 생각보다 달지 않고 계피향이 강하지 않기 때문에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즐길 수 있는 맛이다.
아펠슈트르델
현지인처럼 즐기는 커피하우스 ‘카페 골드에그(Cafe Goldegg)’
비엔나를 찾은 여행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카페를 찾는다. 그래서 소위 비엔나 3대 카페라고 불리는 곳은 연일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커피하우스 문화를 제대로 즐겨보고 싶다면, 카페 골드에그를 추천한다. 1910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이곳은 100년이 지난 지금도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곳이다.
한국에서 비엔나커피로 알려진 아인슈페너와 카디날슈니테(Kardinalschnitte)를 주문했다. 카디날슈니테는 ‘추기경의 조각’이라는 뜻으로 슈니테의 모습이 흰색과 황금빛으로 이루어진 추기경의 의복과 닮아, 이름 붙여졌다고 한다. 겉을 이룬 머랭은 가볍게 파삭거리고, 안쪽의 스펀지 케이크는 부드럽고 촉촉하며 안을 꽉 채운 크림은 느끼한 맛없이 고소하다. 함께 나온 아인슈페너와도 잘 어울렸다. 이외에도 커피하우스에는 자허토르테를 비롯해 여행객의 눈을 휘둥그레하게 할 만한 디저트가 많다.
카디날슈니테
안혜진 쿠킹 기자 an.hyejin@joongang.co.kr, 사진 송경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