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용재 오닐 인터뷰 "비올리스트에 그래미 상?…믿기지 않아"

클래식 연주자 부문 수상 리처드 용재 오닐 인터뷰테오파니디스作 '협주곡' 연주韓클래식 아티스트 수상은조수미 이후 28년만에 처음"피아노·바이올린 스타 제치고큰상 받게돼 눈물 쏟아졌죠" 14일(현지시간) 그래미 어워즈에서 수상한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사진 제공 = 크레디아]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3)이 14일(현지시간) 제63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멘털 솔로'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이 상은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클래식 연주자에게 수여된다. 한국인 또는 한국계 클래식 아티스트가 그래미 어워즈를 받은 건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그림자 없는 여인)의 '최고 음반상' 이후 28년 만이다. 오닐은 수상 직후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시상식 전날인) 지난밤 너무 흥분돼서 거의 잠을 못잤다"며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무척 놀랐고 엄청난 영예"라고 감격스러워했다. 오닐은 데이비드 앨런 밀러의 지휘로 알바니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비올라와 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크리스토퍼 테오파니디스 작곡) 연주로 이번 상을 받게 됐다.오닐은 자신과 함께 이 부문 후보자로 올랐던 스타 피아니스트 다닐 트리포노프와 키릴 게르스타인, 바이올리니스트 아우구스틴 하델리히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한 뒤 "엄청나게 훌륭한 이들 아티스트가 후보자로 올라오면서 올해는 특히 경쟁이 치열해 예상을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래미상 수상자를 결정하는 건 미국 음악계 최고 전문가들"이라며 "이들이 나를 수상자로 선정했다는 건 정말 영광이고 수상 소식에 눈물을 흘렸다"고 덧붙였다.오닐은 피아노, 바이올린 등 주류 악기가 아닌 비올라를 연주하는 자신이 수상자로 선정됐다는 데도 의미를 부여했다. 비올라는 바이올린 계열 현악기로 바이올린과 모양, 연주법이 비슷하지만 크기는 30%가량 더 크다. 오케스트라에서 소프라노 역할을 맡는 바이올린이 화려한 음색을 자랑하는 반면, 비올라는 이보다 낮은 알토 음역을 맡아 차분하면서도 깊이 있는 소리를 낸다.오닐은 "협주곡은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이 대부분이고 비올라는 인기가 많은 악기가 아니라는 이유에서 (협연 악기에서) 배제되는 경향이 있다"며 "그만큼 비올라 연주로 이 상을 받은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아니스트, 바이올리니스트들과 경쟁에서 수상했다는 건 뜻깊은 일이고 정말 믿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실제 비올리스트가 그래미 어워즈를 수상하는 건 손에 꼽을 정도다. 윌리엄 프림로즈가 6차례 후보자로 올라 2차례 수상(1962·1963년)했고, 최근엔 비올라의 거장 킴 카시카시안이 2013년 수상한 정도다.오닐은 2019년까지 12년간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 음악감독을 맡아 학구적이면서도 진지한 연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부터는 46년 역사를 자랑하는 헝가리의 현악 사중주단 타카치 콰르텟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한국전쟁 고아로 미국에 입양된 어머니 밑에서 자라 줄리아드음악원에 입학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전도유망한 젊은 연주자에게 주는 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 상을 받았다. 그래미 어워즈에는 앞서 두 차례 후보로 올랐다. 오닐은 오는 연말에 '선물'이라는 타이틀의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한국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오수현 기자]▶ '경제 1위' 매일경제, 네이버에서 구독하세요▶ 이 제품은 '이렇게 만들죠' 영상으로 만나요▶ 부동산의 모든것 '매부리TV'가 펼칩니다[ⓒ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