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 반응에서의 유발사건은 중요한 대상을 실제로 상실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울증에서는 상실된 대상이 실제적이 아니고 감정적인 것이다. 더욱이 애도의 경우에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안정된 자존감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우울증의 경우는 자존심의 심각한 손상을 느끼며 자기비난과 죄책감이 동반된다.
우울증이란 자아의 자존심이 부분적으로나 전체적으로 붕괴된 상태이다, 왜냐하면 자아의 열망으로서의 자아이상이나 초자아가 강력하게 유지되고 있는 동안은 자아가 이러한 열망들에 맞추어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때 조증 상태는 우울증에 대한 이차적인 보상 반응이거나 혹은 환자의 자기애적 열망에 대한 환상 성취가 표현된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제이콥슨은 우울증 환자는 자신이 무가치하고 상실된, 사랑의 대상인 것처럼 실제로 행동한다고 하였다. 그런 다음 자기는 악한 대상으로 경험되고 결국 이 악한 내적 대상 혹은 상실된 외적 사랑의 대상은 가학적인 초자아로 변형된다 이어서 자아는 잔인하고 힘이 강한 어머니에 의해 괴롭힘을 당하는 작은 어린아이처럼 무력하고 도와줄 사람도 없게 되어 초자아의 희생물이 되고 만다.
우울증에 대한 생화학적인 측면의 기여가 어떤 것이든 간에 환자는 대인관계의 실패라는 맥락에서 자존심이 손상되어 심리적으로는 우울증을 경험하는 것이다. 환자의 유아기적 관계가 내재화되고 성인기의 주요정동장애의 발병시점에서 다시 경험하게 된다.
우울증의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의존적 우울증은 버려지고 보호받지 못할 것에 대한 만성적인 두려움과 연관된, 무력감, 외로움, 그리고 취약함을 특징으로 한다. 함입성 우울증은 무가치감, 실패감, 열등감, 그리고 죄책감을 특징으로 한다.
이 환자들은 매우 자기 비판적이면서 동시에 타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인정을 받지 못할 것에 대한 만성적인 두려움으로 고통을 받는다. 이들은 과도하게 완벽주의적이고 경쟁적이며, 직업이나 학업에서 성공을 거두기 위하여 지나치게 자신을 혹사시킨다.
의존적 우울증은 대인관계의 단절에 대한 취약함을 특징으로 하며, 따라서 우울 감정은 일차적으로 유기, 상실, 외로움이라는 저조한 감정들로 표현된다. 함입성 우울증은 긍정적이고 효과적인 자기감의 파괴에 취약하며, 일차적으로 죄책감, 실패감, 무가치감이라는 우울한 감정과 자신의 자발성과 통제성이 상실되었다는 느낌으로 표현된다.
대상의 상실이 자살행동의 배후에 있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으며 많은 자살환자의 경우 상실한 대상을 향한 강한 의존적 열망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자살은 상실한 모친상과 재결합하려는 퇴행적 소망일 수도 있다.
병적인 애도과정이 자살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이 경우의 자살은 사랑하는 사람이 사망한 기일에 행하여진다. 한 환자의 자존심과 자기통합이 상실한 대상을 향한 애착에 좌우될 때 자살은 자기결속력을 회복하는 유일한 방법으로 생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자살의 정신역동으로써 자살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심리적, 생물학적인 것이다. 프로이트는 자기 스스로를 하나의 대상으로 취급함으로써만 자아는 자기 자신을 죽일 수 있다고 가정하였고 따라서 자살은 전치된 살해충동의 결과, 즉 내재화된 대상을 향한 파괴적 소망이 자기를 향하게 되는 것이라고 하였다. 뒤에 가학적인 초자아에 의하여 자아가 희생당하는 것이라고 자살을 다시 정의하였다.
